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업체와 판매용역계약을 맺고 매출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백화점 위탁판매원도 업체의 근로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현재 백화점 판매직은 이 같은 방식의 위탁판매가 일반화돼 있어
이번 판결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백화점 판매원 김모씨 등
26명이 의류업체인 A사를 상대로 "퇴직금과 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을 달라"며 낸 퇴직금소송(2015다591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A사는 내부 전산망을 통해 백화점 판매원들에게
△아르바이트 근무현황표 제출 공지
△재고실사 관련 공지 △수선실 관련 공지
△출근시간 및 시차의 등록 공지 △택배 관련 공지
△상품의 로스, 반품, 가격, 할인행사 등 관련 공지
△상품 DP 수량 조사(사장님 지시사항) 관련 공지를 했고,
판매원들이 휴가나 병가 등을 사용할 경우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토록 했다"며 "A사는 백화점 판매원들의 '병가 및
출산휴가 현황표'도 작성해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 등 백화점 판매원들은 A사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해 그 계약의 형식이 위임계약처럼 돼 있지만,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계약관계라고 보는 것이 옳다"면서
"김씨 등이 A사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했으며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도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는 A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A사 정규직 직원이었지만 2005년 8월부터
A사와 판매용역계약을 맺고 위탁판매원으로 전환됐다.
위탁판매원이 된 이후부터는 기본 수수료 외에 A사로부터
고정적인 월급을 받지 않고, 자신들이 판매한 매출액에서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았으며, 세금도 근로소득세가 아닌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사업소득세를 냈다.
매니저, 시니어, 사원 등의 직급이 분류돼 있긴 했지만,
판매원들이 입사경력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붙인 호칭이었고 승진 등 인사명령도 따로 없었다.
김씨 등은 A사와 판매용역계약이 종료되자
"퇴직금 등 7억3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사가 매출액과 관계없이 일정한 기본 수수료를
보장해줬는데 이는 사실상 고정급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백화점 판매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2억7000여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기본 수수료를 보장해 준 것은 직원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으며 이를 근거로 '개인 매출만큼 벌어가는
급여 제도'의 본질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회사가 판매원의 근태 관리를 거의 하지 않았고 근무 태도가
불량하더라도 불이익을 주지 않았으며 업무 수행 방식이나
휴가 사용 등을 판매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종속적인 근로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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