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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진경준 뇌물죄 파기, '막연한 기대감'은 '대가성' 부정" (법률신문)

송명섭 2017. 12. 29. 16:59



진경준(50·사법연수원 21기) 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받은

여행경비와 제네시스 승용차는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뇌물죄의 대가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또 진 전 검사장이 제공받은 넥슨 주식매수대금

4억2500만원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판결해야 한다면서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은 진 전 검사장의

형이 파기환송심에서 상당부분 감경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2346).

진 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당시 가격으로 8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넥슨 창업주이자 친구인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무상 취득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는 2005년 6월께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대금 4억25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이후 진 전 검사장의 가족 명의 계좌로 주식값을 다시 송금해

사실상 무상으로 주식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 전 검사장은 2015년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또 넥슨 측으로부터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처남 강모씨 명의로

넘겨 받아 사용하고, 한진그룹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강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가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도록 해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공짜 주식과 차량 등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청소용역을 따낼 수 있도록 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은 김 대표 측이 제공한 주식매수 대금과 여행경비,

차량 등을 뇌물로 추가로 인정해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 같은 금품을 진 전 검사장의 직무와 상관없이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단순한 호의관계에 따라 주고받은 것으로 인정했다.

두 사람은 고등학생 시절인 1985년 처음 만나

대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내면서 친구 관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익이 오고 갈 당시에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에게

직무와 관련된 사건이 장래에 발생할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면서 "공소사실의 청탁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에게 부탁할 사건

자체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를 위해 해줄 직무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막연하기 때문에 진 전 검사장이 받은 이익이

그가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관해 수수됐다거나

그 대가로 수수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에게 잘 보이면 그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는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에서 이익을 공여했고, 진 전 검사장 역시

김 대표가 그러한 기대감을 가질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수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중 주식매수와

관련된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면소판결을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확립된

종전 법리를 다시 확인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