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임의제출한 모발과 소변을
제출받은 그 자리에서 제대로 봉인해 보관하지 않았다면
이를 감정한 결과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향정) 혐의로 기소된 차모(5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4222).
재판부는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돼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차씨가 임의제출한 소변과 머리카락을 그 자리에서
별다른 봉인 조치를 하지 않고 밖으로 가지고 나갔는데 차씨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됐는데도,
그 후 조작·훼손·첨가를 막기 위해 어떤 조처가 행해졌고
누구의 손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차씨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감정결과의 증명력은
차씨의 투약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차씨는 2016년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서울의 한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조사를 받으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했는데
경찰은 제출받은 소변과 모발을 그 자리에서 봉인하지 않고
조사실 밖으로 가져나간 뒤 사무실 책상에서 밀봉했다.
1,2심은 "증거능력을 부인할 정도로 적법절차 위반은 아니다"라며
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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