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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대포통장 명의자가 입금액 가로채도 횡령죄 불성립" (법률신문)

송명섭 2017. 6. 27. 16:58




보이스피싱 조직에 은행계좌를 빌려준 대포통장 명의자가

이 계좌에 들어온 돈을 빼 가로챘어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횡령 및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모(18)씨에게 장기 1년 6개월에 단기 1년의 징역형을,

김모(1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3045).

 

두 사람은 유흥비 마련 등을 위해 2016년 3월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에

자신들의 명의로 된 은행계좌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러다 두달 뒤인 같은해 5월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은 피해자들이 이들 은행계좌로 입금한 150만원을 가로채

75만원씩 나눠가졌다가 검찰에 적발돼 기소됐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범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피해자의 돈을 사기이용계좌로 이체받았다면 이로써 편취행위는

기수에 이르고, 범인이 피해자의 돈을 보유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피해자와의 사이에 어떠한 위탁 또는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이상 피해자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에 범인이 사기이용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인출행위는

사기의 피해자에 대해 따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법리는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알고서도

자신 명의 계좌를 양도함으로써 사기범행을 방조한 종범이

사기이용계좌로 송금된 피해자의 돈을 임의로 인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사기범행으로 취득한 예금을 방조범이 인출하는

행위 역시 사기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 내지 공범 내부의

수익분배문제에 불과해 별도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횡령죄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