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무상급식

송명섭 2014. 11. 17. 22:27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우리의 교육재정이 무상급식으로 인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두 번에 걸친 교육감 선거에서 완전 무상급식 공약은

엄청난 득표력을 과시했지만 이의 실천은 난항을 겪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무상급식의 확대로 학교환경의 개선이나

시설안전과 같이 중요한 분야들이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체 교육예산의 5%를

상회하는 2조6329억원이며, 현재의 추세로 계속 확대될 경우

재정적 재앙을 야기할 수도 있다.

사실 무상급식이란 잘못된 표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이 내는 혈세로 모든 학생들의 급식을

해결하자는 것이 무상급식의 개념이며, 이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무상급식은 어떤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합당치 못한 발상이다.

 

우선 사회정의라는 관점에서 무상급식은 공정성에 위배된다.

경제적으로 급식을 조달할 여유가 있는 가정의 자녀들에게까지

세금으로 지원되는 급식제공한다는 것은

결국 약자 계층에게 분배될 사회적 혜택을 감축시키는 행위다.

게다가 무상급식은 소위 무임승차라는

매우 위험한 심리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몇 해 전 그리스의 예에서 보았듯이 보편적 복지를 우선시하며

선심정책을 남발하는 국가의 재정은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온갖 복지혜택을 경험한 국민들은

국가의 파산에 대해 불감증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경우 국가전체의 경제적 기능이 마비되었음에도 위기의 타개를

위해 정부가 제시한 긴축재정이 퇴직자들의 연금을 축소시킨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폭동에 가까운 소요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보편적 복지의 확대와 무임승차 심리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다.

무상급식 찬성론자들은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이므로

의무교육기간 동안의 급식 역시 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분히 자의적인 해석이다.

만일 무상 의무교육을 '의무교육에 소요되는 일체의 경비부담을 없애는 것'

으로 확대 해석한다면, 급식만이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학용품비, 피복비, 교통비 등도 모두 세금으로 지원돼야 한다.

무상교육을 옹호하는 논리 중 대중들에게 가장 호소력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바로 '차별적 상처'라는 표현이다.

즉, 현재처럼 저소득계층의 학생들만 무상급식을 제공받을 경우

그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 대우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분석해 보면 그 허구성은 쉽게 드러난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차별적 상처라는 것이 부정적인 것이라면,

무상급식 뿐 아니라 저소득계층에 대한 생활비보조, 학자금지원, 장학금지급,

특례입학 등 사회적 약자 계층에 대한 모든 배려나 혜택은 수혜자들에게

차별적 상처를 주는 것이므로 없어져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학교급식비에 관한 한 약간의 운영의 묘만 기한다면

무상지원의 대상인 학생들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보호될 수 있다.

현재 프랑스가 이러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급식비를 학교가 아닌 해당지역 관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학교나 교사들은 누가 급식을 지원받는지에 대해 모른다.

무상급식을 친환경급식과 동일시하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급식비를 지급하면 그 급식은 친환경이 되고,

수혜자들이 직접 급식비를 부담하면 그 급식은 친환경이 될 수 없다는

주장에는 논리성이 전혀 없다.

친환경 급식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급식재료의 특성에 관한 것이지,

급식비의 지급방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들 중 완전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뿐이다.

그런데 이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조세율이 상당히 높고

빈부의 격차가 작다. 즉, 무상급식이라기보다는

부모들이 내는 세금에 자녀들의 급식비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현재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경비로 약 8만명이 넘는 교원을

신규 채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필요나 과목의 특성에 따라 1교실에

2인 이상의 교사를 배치해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학교에 보다 많은 교사를 지원해

지역 간 학력격차를 경감시킬 수 있다.

 

중산층 이상의 학생들에게까지 무료급식을 확대하는 것과

교사를 증원하는 것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판단에는 복잡한 사고가 필요치 않다고 본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

1&no=2014101016190160613&outlink=1

 

 

 

 

 

 

 

 

 

 

'세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칭찬 (독도)  (0) 2014.11.24
재난 전문기자 앤더슨 쿠퍼 (Anderson Cooper)  (0) 2014.11.21
국회의원 업무시간 (2)  (0) 2014.11.17
갑과 을. 갑 아래 을  (0) 2014.11.16
대학 등록금 0원 (독일)  (0) 201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