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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화 주문받고 택배로 보내면 약사법 위반" (법률신문)

송명섭 2025. 8. 6. 11:04

 

 

[대법원 판결]


대면으로 다이어트 한약을 판매한 뒤, 같은 구매자의 전화 주문에 따라

동일한 한약을 다시 대면 없이 택배로 배송한 한약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주문이 한약국 안이 아닌 전화로 이뤄졌고, 대면을 통해 충실하게

복약지도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약사가 한약을

직접 전달하지 않아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9880).

[쟁점]


약국개설자인 한약사가 종전 의약품구매자로부터 종전과

동일한 의약품을 전화로 재주문받아 택배로 배송한 것이

약사법 제50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약국개설자가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실관계 및 하급심 판단]


한약사 A씨는 2019년 9월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약국에서

구매자를 대면해 문진하고 다이어트 한약 30일치를 25만 원에

판매한 뒤 택배 배송했고, 2019년 11월 동일한 구매자와 전화 통화로

상담한 뒤 다이어트 한약 30일 치를 추가로 택배 배송했다.

 

A씨는 이에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 판매업자는 약국 또는

점포 이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는 △9월에 문진한 뒤 추가로 한약을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에 따라 동일한 한약을 택배 배송한 것이고

△전화 통화에서 구매자가 복용으로 인한 별다른 이상 증상을

호소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11월 전화로 한약을 판매하고

택배로 배송한 행위는 의약품의 주문과 조제, 인도, 복약 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의 주요 부분이

한약국 내에서 이뤄진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약사에 관한 일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약사법의 입법 목적(약사법 제1조)을 실현하고,

충실한 복약지도 등을 통한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뿐만 아니라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며,

약화 사고 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 업무를 담당하는

한약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의약품에 속하는 한약도 한약사가 환자를 대면해

충실한 복약지도를 할 필요가 있고,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한약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며,

약화 사고 시의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할 필요도 있다"며

"따라서 의약품의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주문자에게 한 한약의 판매행위는

△주문이 한약국 내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전화로 이뤄졌고

△주문자를 대면한 상태에서 한약을 복용한 후 신체 변화 등을

확인한 다음 주문자의 당시 신체 상태에 맞는 한약을 주문받아 조제하고

충실하게 복약지도하는 일련의 행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중간 과정 없이 피고인이 주문자에게 한약을 직접 전달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한약국 내에서 이뤄지거나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없고, 그 한약이 기존에 주문한 한약과 내용물이나

성분 및 가격이 모두 동일하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어서

약사법 제50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