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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회생계획안 허위 기재 시 인가에 영향 있어야 사기죄" (법률신문)

송명섭 2025. 8. 18. 11:28

 

 

[대법원 판결]


회생절차 중 채무자가 수입 일부를 누락해 허위의 재산관계를

기재했더라도, 그 내용이 회생계획인가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우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생절차에서 사기죄 성립에 관해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설시한 첫 사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4도13139).

[사실 관계]


동물병원을 운영하던 A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도하다가

수억 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해

2017년 10월 27일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은 후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안산시 소재 동물병원에서 받는 월급여 440만 원만

기재하고, 아내 명의 계좌로 지급받던 추가수당은 제외했다.

 

A씨는 이 같은 계획안을 토대로 2018년 2월 22일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같은 해 7월 31일 회생절차 종결결정을 받아

31명의 채권자 채무 11억7427만 원 중 7억3531만 원을 면제받았다.

 
검찰은 "법원을 기망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쟁점]


회생절차에서 채무자인 피고인이 수입 상황 등을

허위로 기재한 것이 사기죄를 구성하는지

[하급심 판단]


1심은 "파산·회생 제도는 그 과정에서 많든 적든 채권자들의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어서 그 절차가 채무자의 도산 경위와

재산내역, 선의성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 아래 진행돼야 한다"며

"파악된 파산재단 또는 채무자 재산의 확보와 그 분배는

반드시 공평·적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 자신의 신의성실에 따르는 충실한 재산신고에

기댈 수밖에 없는 면이 있는데, A씨는 이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채무자회생법원은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만일 서류를 허위로 제출하면

신청을 기각하거나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할 수 있는 등

피고인의 직장관계와 같은 소득원은 법원의 회생 및

면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기망행위와 A씨에 대한 법원의 회생계획인가결정

및 회생절차종결결정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한 1심 판단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A씨가 추가수당 누락을 통해 실제로 얻은 이익은

편취 금액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참작해 형량을 낮췄다.

[대법원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는데, 추가수당을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는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함으로써

회생계획인가결정 및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은 행위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한 원심이 '회생절차에서

사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먼저 회생절차의 채무자인 피고인이 자신의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에 관해 허위의 내용으로 법원을 기망함으로써

채무자에게 유리한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이 단순히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회생계획인가의 요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로 인해 회생계획 인가결정 여부 및 그 내용이

달라질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설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추가 근무를 통해 얻은 수당을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다"며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이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은 것이 객관적으로 회생계획인가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이로 인해 회생계획인가결정 여부 및

그 내용이 달라질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편취의 고의

또는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A씨로서는 추가수당에 대한 법률적 평가를

잘못해 이를 회생계획안 등에 반영 또는 기재하지 않았을

여지가 있고, 묵비한 추가수당 때문에 회생계획의

인가결정 여부가 좌우된다거나 회생계획의 변제율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