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더라도
그 징계가 공법상 신분적 제재가 아닌 사법(私法)상 법률 행위에
해당한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공기관에 소속된 무기계약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로 이뤄지는
징계는 공법상 감독관계에서 질서유지를 위한 신분적 제재가 아니라
사법적 법률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해당 징계처분은 무고죄를 규정한
형법 제156조의 징계처분에 포함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무고,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폭행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5도1084).
[사실관계]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 체력단련장 프런트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A씨는 2019년 11월
함께 근무하던 B씨와 말다툼을 하다 B 씨의 가슴 부위를
때리고 B씨의 손을 세게 움켜쥐어 상처를 나게 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손에 상처를 입힌 것으로 인해 2020년 1월
무기계약직근로자 징계위원회로부터 견책 처분을 통지받고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구제신청에서도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자신의 행정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에게 'B씨가 자신을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손 사진을 제출해
자신을 무고했다'며 허위 진정서를 작성해 제출해
B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급심 판단]
1심과 항소심은 폭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무고 혐의는 무죄라고 봤다.
'A씨를 징계해달라'는 B씨의 신고 행위는 형법상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B씨가 무고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정한
A씨의 행위도 결과적으로 무고죄에 해당할 수 없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 B씨의 행위는
'A씨가 B씨의 왼손에 상처를 입히는 등 물리력을 행사한 적이
없음에도 B씨는 A씨로 하여금 징계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하위 자료를 첨부해 회사 내 갑질신고센터에 신고를 함으로써
A씨를 무고했다'는 것"이라며
"A씨를 무고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위 문제된 B씨의 행위가
무고죄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와 B씨 모두 경찰인재개발원의 계약직 근로자이므로
그 채용관계는 사법(私法)상 법률관계에 해당하고,
경찰인재개발원의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징계 등 불리한 처분은 공법상 감독관계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과하는 신분적 제재가 아닌
사법적 법률행위의 성격을 갖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한 경찰인재개발원의 징계처분은
형법 제156조의 '징계처분'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A씨가 문제 삼은, A씨를 징계해 달라며 허위 사실을 신고한
'B씨의 행위'는 그 자체로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며
"A씨가 B씨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신고된 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A씨의 행위는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항소심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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