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가 직무 교육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린 행위는, 비록 발설자에게 사적인 불만이
섞여 있었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공기관 박물관에서
근무하던 공무직 근로자 A씨가 동료 근로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25다213717).
[사실관계]
공공기관인 C 박물관 시설관리과에서 미화 업무 현장관리자로
근무하던 A씨는 2020년 7월, 자신의 관리·감독을 받던
부하 직원 B씨에게 바닥 청소 장비인 이른바 '돌돌이' 사용법을
가르쳐주겠다며 양주를 가져오라고 요구했고, 이에 B씨는
시가 15만 원 상당의 양주 1병을 A씨의 사물함에 넣어두었다.
B씨는 A씨가 제대로 장비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자, 같은 해 8월
노조 사무실에서 동료 노조원들에게 "A씨가 청소장비 사용법
교육 대가로 양주 상납을 요구하여 이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A씨와 B씨는 모두
청렴의무 위반으로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A씨는 B씨의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에 따른
27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급심]
1심인 B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행위는 미화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항소심은 판단을 뒤집어 B씨에게 100만 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양주 제공이 직무 교육의 대가였다고 보기 어렵고,
B씨가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를 진실인 것처럼
알림으로써 A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청소장비 교육 대가에 금품 제공이 결부되었다는 사실은
소속 집단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권력관계에 기초한 '직장 내 갑질' 문제로서
사회 전체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령 B씨가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사실을 알리게 된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었더라도,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B씨의 발언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진실에
부합할 여지가 상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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