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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아동에 음란 메세지 보내면, 안 봐도 성적 학대 범죄" (법률신문)

송명섭 2025. 9. 3. 11:04

 

 

[대법원 판단]


아동에게 보낸 음란 메시지가 실제로 아동에게 노출되지 않았더라도

성적 학대 범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아동복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도3890).

[사실관계]


A씨는 2022년 9월 놀이터에서 놀던 8살짜리 여아에게 먹을 것을

사준다며 접근해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집에 와'라는 글과 함께

자기 성기 사진을 두 차례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A씨의 메시지를 미리 차단해 메시지는

'차단된 메시지 보관함'에 저장됐으나, 이후 어머니가 이를 발견해 신고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동이 직접 메시지를 인식함이 없이 아동에 대한

성적 수치심을 주는 음란 메시지가 아동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만으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단]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구 아동복지법에서 정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에는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성적 행위로서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막아서 못 하도록 해친 경우뿐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행위자가 반드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 행위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 또는 음란한 말이나

글, 영상 등을 직접 접하거나 인식한 경우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를 접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구 아동복지법 제81조 제1항 제1의2호, 제17조 제2호

위반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가 휴대전화를 통하여 피해 아동에게

성기사진이 포함된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피해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 아동을 상대로 전송한 메시지가 피해 아동 휴대전화의

‘차단된 메시지 보관함’에 저장돼 피해 아동이 언제든지 그 메시지에

손쉽게 접근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구 아동복지법 위반죄의 기수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미 기수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 즉 피해 아동이

A씨의 메시지를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우연한 사정에만 주목해

A씨의 행위가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으로써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