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주지 승려가 코로나로 사망하자, 망인의 통장에서 돈을 빼 쓴
후임 주지 승려와 계좌 관리인의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 B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도5236).
[사실 관계]
1994년 4월부터 서울 중랑구에 있는 C 사(寺)의 주지 승려로서
사찰을 운영하던 D씨는 2022년 3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했고, D씨의 사망 이후 A씨는 주지 승려로 취임했다.
2000년경부터 C 사에서 D씨의 지시에 따라 계좌를 관리하던 B씨는
A씨와 함께 공모해 통장과 현금카드, 비밀번호 등을 활용해 D씨 명의
계좌에서 총 2억 5000만 원을 출금 및 A씨의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1심은 "범행 당시 해당 계좌에 보관된 돈이 D씨 개인소유가
명확하고, 이들에겐 횡령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반면, 항소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씨와
상속인인 피해자 사이 이 사건 계좌에 보관된 돈에 대한 위탁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횡령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B씨가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위탁관계에 의해
망인인 D씨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상속인을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와 상속인 사이에 계약관계나 명시적인 위탁 행위가
없었다거나, 상속인이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고, D씨가 사망함에 따라
상속인인 피해자는 이 사건 D씨 계좌 금액을 상속했고,
B씨는 D씨의 위임에 따라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서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 상속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원심 판단과 같이 D씨의 사망으로 D씨와 B씨 사이 위임이
종료됐다고 보더라도, B씨는 민법상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해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등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상속인과 형법상 위탁관계까지 종료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는 횡령죄의 위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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