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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신탁사에 부가세 환급금 반환 않고 사용 시 횡령죄 아냐" (법률신문)

송명섭 2025. 9. 24. 11:03

 

 

신탁계약을 어기고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신탁사에

돌려주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한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횡령 혐의를 부인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횡령과 채무불이행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피고인 부동산 개발업자 5명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횡령)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3도16896).

[사실 관계]


피고인들은 오피스텔 신축·분양 사업을 하기 위해 2017년 9월 8일

신탁사 A 사와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이하 신탁계약)을 맺었다.

신탁계약 제39조 제2항은 '위탁자들(피고인들)이 A 사에,

사업자(위탁자)에게 환급되는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포괄적으로 양도함과 아울러 그 양도에 대한 세무서 통지에

관한 대리권도 포괄적으로 수여한다'고 규정했다.


2017년 12월 19일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됐다.

개정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8항은 '신탁재산을 수탁자 명의로

매매할 땐 신탁법 제2조에 따른 위탁자가 직접 재화를

공급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고, 해당 조항에 따라

2018년 1월 1일부터 신탁재산을 수탁자 명의로

매매하는 경우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위탁자가 되고,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도 납세의무자인 위탁자에게 귀속됐다.


피고인들은 개정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2018년 1~2분기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았고, A 사는 신탁계약 제39조 제2항을 들어

환급금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5명 합계 50억4780만 원에 가까운

환급금을 개인 용도에 쓰는 등 반환을 거부했다.

[쟁점]


피고인들은 신탁계약 제39조 제2항이 2017년 12월 19일

부가가치세법 개정으로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법 개정 때문에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A 사에서

피고인들로 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피고인들은 부가가치세 환급금이 자신들에게 귀속됐,고

향후 부과될 부가가치세를 내고자 환급금을 보관했으므로

횡령의 고의 혹은 불법영득의사가 없다고도 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피고인들에게 징역 2~3년 형을 선고했다.

피고인 다섯 명 가운데 두 명만 집행유예를 받았다.

 

재판부는 "신탁계약상 피고인들은 A 사를 위해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며

"피고인들은 횡령죄의 죄책을 부담하려면 환급금이 신탁재산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신탁계약 제39조 제2항에 따라

환급금은 신탁재산 여부를 불문하고 A 사 소유이며

피고인들은 반환 의무가 있기에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항소심은 일부 피고인의 형을 감경했지만 대체로 1심 판결을

수긍하면서, "피고인들의 보관자 지위, 횡령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에

대한 원심 결론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신탁계약 제39조 제2항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이자 환급청구권자인 피고인들이 환급청구권을

A 사에 양도하는 계약상 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들과 A 사 사이에

통상의 계약에 따른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부가가치세 환급금의

보관에 관한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피고인들이 A 사와의 관계에서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전제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다"며,

"원심 판단엔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채권양도에서 횡령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