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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BMW 급발진 인정한 원심판결 파기" (법률신문)

송명섭 2025. 9. 22. 11:24

 

 

2018년 발생한 'BMW 급발진 사건'에 대해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사망한 운전자 A씨와 배우자 B씨의

자녀 2명이 BMW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8000만 원 배상을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2020다263758).

[사실 관계]


A씨는 2018년 5월 4일 BMW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300m 갓길을 시속 200㎞ 이상으로 주행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동승한 B 씨와 함께 세상을 떠났는데, 해당 자동차는

사고 하루 전날 장거리 운행 점검과 정비를 마친 차량이었다.

[쟁점]


A·B 씨 부부의 자녀 2명은 정비까지 끝낸 BMW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급발진이 일어나 사고가 발생했다며

BMW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 2는 '피해자가 다음 각 호의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 해당 제조물에

결함이 있었고 그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한다.

동 조항 제1호엔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라고 적시돼 있다.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 2와 동 조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BMW엔

공급 때부터 결함이 있었고 그 결함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BMW코리아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게 원고들 주장이다.

[하급심 판단]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BMW코리아가 원고들에게

각 4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고 발생 이전에는 시속 80㎞에서 100㎞ 사이

속도로 운전한 데다 과속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실도 없다"며

"시속 200㎞ 이상 고속에서 A씨가 조향 장치를 작동하는 것이

경험칙상 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자동차 엔진에 결함이

있으면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질 수 있다"고 했다.

조향 장치는 앞바퀴 회전축을 조절해 진행 방향을 바꾸는 장치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제조물책임의 증명 책임 완화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으며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BMW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했다고 추정하려면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자동차를 사용한 것, BMW코리아만이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증명돼야 하는데, 사고 당시 자동차가 비정상적으로 주행한 정황,

사고 전엔 정상 주행한 정황, 과속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적이

없는 A씨의 운전 경력은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추인하는 간접 사실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브레이크 페달과 스위치로 연결된 제동등이 점등돼 있지 않아

A씨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음을 추인할 사정이 없다"며

"자동차 엔진 결함과 브레이크 페달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그러한 가능성만으로

A씨가 정상적으로 운전했다고 증명되는 것도 아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