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후임 회장에게 인감 인도를 거부했더라도,
이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4도7386).
[사실 관계]
A씨는 경기 남양주시 한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었다.
2021년 4월 1일 후임 회장 B씨 임기가 시작됐지만
A씨는 입주자대표회의 은행거래용 인감도장 인도를 거부하고,
사업자등록증 원본 반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
A씨의 행위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314조는 '제313조의 방법(허위사실 유포나 기타 위계로써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하급심 판단]
1심과 항소심은 A씨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A 씨에겐 인감 등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거부해
B씨가 회장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했고, A씨에게
업무를 방해할 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먼저 "부작위나 소극적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정도에 이르러 업무방해죄의 실행 행위로서
피해자 업무에 대하여 하는 적극적인 방해 행위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를 바탕으로 "A씨가 B씨에게 인감 등을 인도하지 않은 행위가
위력으로써 업무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며
"A씨 행위로 인해 B씨가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됐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단순히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인감의 인도를
거절했을 뿐, 인감을 사용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행세를 하는 식으로
B씨 업무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사업자등록증 원본은 A씨가 회장 선거 직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부터 교부받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A씨가B씨나
관리소장에게 물리력이나 강제력을 행사한 건 아니다"고 했다.
이어 "B씨는 인감 없이도 2021년 4월에 입주자대표회의 개최,
의결 사항 처리, 사업자등록 대표자 변경 신고, 예금 청구, 세금 납부
등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했으므로, A씨에게서 인감을 받아야만
B씨가 회장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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