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옥 앞에서 현수막을 반복적으로 게시해 명예훼손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기존 현수막을
철거한 뒤 새로운 현수막을 게시했다면 범의가 갱신돼
별개의 범죄로 평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전 사건과의 포괄일죄 성립을 인정한
1·2심 판단을 모두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명예훼손 및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 상고심에서
1심과 항소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했다(2022도10369).
[사실관계]
A씨는 2018년 4월~2019년 6월 서울 서초구에 있는 B사 서초사옥
인근 전봇대·가로수 등에 "언론을 매수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다",
"기사 댓글을 조작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게시해
명예훼손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7년 12월~2018년 2월 사이에도 같은 장소 인근에
"B사는 위증·허위자료 제출을 했다"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10월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었다.
[하급심]
1심은 "일련의 현수막 게시 행위가 동일한 동기·방법 아래
계속된 것"이라며 사건을 하나의 포괄일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선행 사건의 공소제기 효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의 시기는 2018년 4월경이고,
별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의 종기는 2018년 2월경으로
2~3개월의 간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두 범행을 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별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고,
별건 공소 제기의 효력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도 미치므로,
이 사건 공소는 이중기소로서 기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에 대한 가처분 결정이
고지된 이후 피고인이 수거 명령을 받은 선행 현수막을
철거하고 새로운 현수막을 게시해 이루어졌다"며
"가처분 결정에 따라 피고인이 선행 현수막을 수
거함으로써 피고인의 범행이 일시나마 중단되었고,
피고인은 위 가처분 결정에 따른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행 현수막의 표현과는 다소 다른 내용의
이 사건 각 현수막을 새로 게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명예훼손 및 옥외광고물법 위반의 점
각각에 관해 선행 사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 사이에는
범의의 갱신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선행 사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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