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 없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 구역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제기한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중 개정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3추5160).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조례의 법령 위반 여부는
단심 재판으로 대법원 선고 즉시 확정된다.
[사실관계]
문화유산법(옛 문화재보호법)상 시·도지사는 지정문화유산의
역사문화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조례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해야 하는데,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는 보존지역 범위를
'국가지정유산의 외곽경계로부터 100m 이내'로 정했다.
분쟁은 2023년 9월 서울시의회가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
제19조 제5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해
서울시장에게 이송하고, 시장은 이를 그대로 공포하면서 불거졌다.
삭제된 조항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범위를 초과하더라도,
문화재의 특성 및 입지여건 등으로 인해 해당 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시장 또는 구청장이
문화재 보존 영향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당시 문화재청장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재의 요구 지시를 요청했고, 장관이 서울시장에게
재의를 요구했으나 시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직접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조례안 의결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왕릉뷰 아파트' 재현 우려가 나온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서울시가 세운4구역 높이 계획 변경을 뼈대로 한 재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하면서 최고 높이 145m에 이르는 고층 빌딩이 들어설 길이 열렸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로부터 약 180m 떨어진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100m) 밖이라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문화유산법 및 시행령 관련 규정의 문언과 취지에 비춰
상위법령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초과하는 지역에서의
지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사항까지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했다고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화유산법상 시·도지사가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야 하는 내용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정하는 문제이므로, 보존지역 밖에
대해서까지 협의를 거치거나 관련 규정을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서울시의회가 조례안을 의결하면서 당시
문화재청장(국가유산청장)과 협의를 거치지 아니했다 하더라도
법령우위원칙(법령이 조례보다 위에 있다는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당초 소송 대상인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가 폐지되고
'서울시 국가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조례'로
재정되면서 옛 조례 개정안 의결의 무효를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되는지도 쟁점이 됐다.
문체부는 '해당 조항이 빠진 현행 조례 관련 규정은
효력이 없다'는 내용의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다.
대법원은 "원고가 위법성을 문제 삼고 있는 해당 조항의
삭제 상태는 현행 조례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궁극적으로 이 사건 현행 조례의 재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의 이익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고가 현행 조례의 의결에 대해 참가인(서울시장)에게
재의 요구 지시를 거치지 않고, 현행 조례 그 자체의 무효를 구하는것은
지방자치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예비적 청구를 각하했다.
[서울시 의견]
서울시는 "20여 년간 정체되어 온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에 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번 판결은 서울시의회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령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치입법을 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법 개정에
나서고 있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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