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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단순 차명거래에 고율 과세 시 부당이득 여부는 따져야" (법률신문)

송명섭 2025. 12. 15. 11:24

 

 

과세 관청이 단순 차명 거래에 90%의 차등 세율을 적용한 것이

위법해도 하자의 중대명백성에 대한 심리 없이 바로 민법상

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한국산업은행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다214743).

 

[사실관계]

 

산업은행은 이자 등을 지급할 때 일반 세율 14%를 적용해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한 뒤 납부하는데, 2017년 11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검찰 수사, 국세청 조사,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사후적으로 차명 계좌임이 밝혀진 경우

해당 계좌의 금융자산은 차등 세율 적용 대상인

비실명자산”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 해석을 토대로 국세청, 서울시, 경기 안양시, 전남 여수시는

2018~2020년 산업은행에 고율의 이자소득세, 배당소득세,

지방소득세를 부과했는데, 산업은행이 고객 차명 계좌의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에 대해 차등 세율이 아닌 일반 세율을 적용했기에,

징수하지 않은 차액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는 취지다.

산업은행은 부과된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

 

2021년 12월, 서울고법 행정9부는 중소기업은행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득세 징수 처분 취소소송에서

“출연자가 예금 명의자 이름으로 예금을 하고,

예금 계약의 당사자를 예금 명의자로 정하는 ‘단순 차명 거래’에

차등 세율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판결(2021누35355)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산업은행은 대법원 판결에 기반해 과세 관청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산업은행 고객의 차명 계좌는 단순 차명

거래여서 차등 세율 적용 대상이 아니고, 과세 관청이

조세 채무가 성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세금을 걷은 것은

집행 적격 없이 이뤄진 처분이므로 당연 무효”라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 혹은

징수해야 할 세액을 초과해 세금을 납부했다”며

“과세 관청은 세금을 받는 순간 아무런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 결론을 유지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부당이득의 성립 요건인 하자의

중대명백성을 따지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법령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과세 관청이 해석을 잘못하여 과세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과세 요건 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며

“과세 관청의 잘못된 법 적용이 당연 무효에 이를 만큼

명백한 실수였는지 원심이 추가로 살피지 않은 것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