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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보험설계사 교육하는 매니저도 '근로자' 해당" (법률신문)

송명섭 2025. 12. 1. 11:24

 

 

[대법원 판결]


보험설계사를 교육하는 위임직 교육매니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육매니저들이 정해진 근무시간에 맞춰 지정된 장소에서

일하며 보험사로부터 업무를 지휘·감독 받았고

△매니저들이 지급받은 수수료가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갖고 최소한의 고정급도 정해져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씨 등 7명이 농협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19752).


[사실관계]


A씨 등은 2012년 3월~2015년 1월 사이에 농협생명보험과

신입 보험설계사를 교육하는 내용의 교육매니저 위촉계약을

각각 체결한 뒤 근무를 하다, 2019~2021년

회사로부터 해촉 통보를 받고 퇴사했다.

 

A씨 등은 자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2021년

농협생명보험을 상대로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농협생명보험 측은 "A씨 등은 위촉계약에 따라

보험설계사의 지위에서 교육매니저 업무를 수행한 것일 뿐이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거나 업무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하급심 판단]


1심은 A씨 등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그러면서 농협생명보험이 A씨 등에게 각각

2200만~3000만 원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1심은 "A씨 등은 회사가 교육대상자와 교육과목, 강의시간표 등을

최종 확정한 바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고, 교육내용도 회사가 지정한

교육과정과 교육자료에 따라 대략적으로 정해졌다"며

A씨 등이 농협생명보험이 지정한 업무 내용에 따라야 했고

회사의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했다고 봤다.

 

또 A씨 등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지정된 교육시간과

지정된 근무장소에서 근무한 점도 근로자로 판단한 이유로 들었다.

 

이밖에 △A씨 등이 지급받은 보수가 강의 수행과 관련된

근로의 대가로 볼 여지가 큰 점

△A 씨 등이 회사와 위촉계약을 맺은 뒤 5~9년 장기간 계속

교육매니저로 근무하며 다른 보험회사에선 근무한 사실이 없는 점

△A 씨 등이 사무용 집기나 비품, 업무경비용 법인카드를

모두 회사로부터 지급받아 사용한 점 등도 고려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A씨 등이 회사가 제공한 일정한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대체로 일정한 출·퇴근 시간을 가진 것은

신인 보험설계사의 교육을 위한 장소가 제공돼 있었고

신인 보험설계사들을 교육하는 업무 특성상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교육 시간을 고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회사가 A씨 등이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징계나 수수료 산정에 직접 반영해

이를 강제했다고 보기에 부족해 회사가 근무 시간을 지정하고

A씨 등이 이에 구속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 등이 지급받은 수수료가 근로 자체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서 성격을 띠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A씨 등은 교육매니저 위촉계약 등에 따른

수수료 외에 보험모집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해 모집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었고, 지급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아

개인의 역량에 따라 고액의 모집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수수료 합계액이 월 300만 원 미만 시 부족한 차액을

'코칭활동지원' 명목의 수수료를 통해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 같은 규정만으로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한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A씨 등이 고용계약이 아닌 수수료 지급 형식의

위촉계약을 체결했고,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은 점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뒤집고 "A씨 등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농협생명보험은 기본적인 교육 내용을 정하는 외에도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A씨 등의 인성, 회사정책 참여도,

성실도 등에 관해 평가했는데 이를 두고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한 통상적인 관리를 했을 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A씨 등은 계약 해지 또는 수수료 차감의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교안 제출, 대체교육계획 준비,

각종 보고 및 근무시간, 휴가 등에 관한 각종 업무상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회사에 출·퇴근 시간을 보고했고 회사가

A씨 등의 휴가 횟수를 '월 1회'로 정하고 교육과정 진행기간에는

애경사 외에 휴가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씨 등이 업무 개시와 종료 시간, 휴가 사용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 등이 회사 승인 없이 다른 곳에서 영리 목적의

강의 또는 교육을 할 수 없었으므로 회사로부터

독립해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기 어렵고

△A씨 등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그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지고, 월 300만 원이라는

최소한의 고정급도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고 회사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에 관해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던 사정들은 사용자인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A씨 등의 근로자성을 판단할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원심 판단에는 근로자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